2014년 6월 30일 월요일

여기 따끈따끈한 공룡 한마리 추가요~! 공룡은 정말 내온성이었을까?


 생물의 체온체계는 체온의 조절방식과 유지의 여부에 따라 분류가 된다. 그럼 멸종한 공룡들은 어떠했을까? 현존하는 공룡종류인 조류와 공룡의 살아있는 사촌인 악어류를 참조할 수 있겠다만, 이 두 분류군만을 가지고는 결론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악어류는 체온이 외부에 의해 변화하는 외온성이며, 조류는 몸의 내적인 열원에 의해 조절이 되는 내온성이기 때문이다.

Fig. 1. 후쿠이현립공룡박물관의 데이노니쿠스 레플리카.
공룡 내온설이 힘을 얻게 된 것은 데이노니쿠스의 발견 덕분이다.
ⓒ Jin-Young Park

 현재 많은 학자들은 공룡류(조류 제외)가 내온성 물질대사를 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는 1960년대 이후, 예일대학(Yale University) 존 오스트롬(John Ostrom, 1928~2005) 교수에 의해 기재된 데이노니쿠스 안티르로푸스(Deinonychus antirrhopus)(Fig. 1)의 영향이 크다(Martin, 2006). 존 오스트롬 교수와 데이노니쿠스 이야기는 워낙 잘 알려진 에피소드니 여기서는 생략을 하겠다. 공룡의 내온성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공룡들의 상대적인 뇌크기(당시에 살았던 동물들 중에서는 큰 편에 속한다), 포식자-피식자 비율(피식자인 초식공룡의 개체수가 포식자인 육식공룡의 개체수보다 월등히 높다), 그리고 고위도 지역에서 발견되는 공룡화석(파키리노사우루스가 대표적)(Fig. 2) 등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바침하고 있다(Sampson, 2009).

Fig. 2. 벨기에왕립자연사박물관의 파키리노사우루스 두개골.
고위도까지 진출한 대표적인 공룡류이다. ⓒ Jin-Young Park

 하지만 어느 과학분야에서나 마찬가지로, 모든 학자들이 한 가지 주장에 동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학회장이 항상 시끄러운 것도 이 때문이다.) 조류를 제외한 공룡류를 오히려 악어류와 유사한 동물로 보는 일부 학자들은 공룡이 외온성이라 한다. 이들 내온성 반대파에 의하면 멸종한 생태계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상대적인 뇌크기나 포식자-피식자 비율은 공룡의 체온체계를 추정하는데 있어서 크게 의미가 없다고 한다. 또한 중생대 당시의 극지방에는 만년설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파충류인 공룡들이 고위도까지 진출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Sampson, 2009).

Fig. 3. 공룡뼈화석의 절단면에서 관찰되는 하버스관 구조.
이러한 구조는 공룡류뿐만 아니라 대형 포유류에게서도 관찰된다.
(From www.hmag.gla.ac.uk)

 뼈화석의 겉 껍데기만으로는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자 몇몇 학자들은 이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위해 공룡뼈의 미세구조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충남대학교 김정균 선생님이 유일하게 공룡뼈 미세구조를 연구하신다.) 공룡뼈의 절단면에는 뼈의 세로측을 따라 뻗은 좁은 관인 하버스관(Haversian canal)이 발달해있는데(Fig. 3), 이는 큰 포유류의 뼈에서도 나타나는 구조이다. 그래서 공룡의 내온설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이 하버스관을 결정적인 증거로 내세운다. 하지만 하버스관은 특정 종류의 악어와 거북을 비롯한 외온성 동물에게서도 나타나며, 몇몇 소형 내온성 동물에게서는 나타나지 않는 특징이기 때문에 공룡 내온설을 100 % 뒷받침해주지는 못한다.

Fig. 4. 패롯자연과학박물관의 알라모사우루스티라노사우루스.
공룡은 거대한 몸집 때문에 내온성일 가능성이 적다.

 사실 공룡류가 정말로 내온성이었다면 이들의 엄청난 먹이섭취량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의 사자(Panthera leo) 한종을 먹여살리기 위해서는 대륙규모의 지리적 범위가 필요하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Tyrannosaurus rex) 한마리의 몸무게가 최소한 사자 25마리의 무게와 맞먹었을 것을 생각해보면, 내온성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한종을 수용하기 위해선 25개의 대륙 면적이 필요하다(Sampson, 2009).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보다 더 거대한 용각류(Sauropod)(Fig. 4)의 경우를 생각하면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거대한 내온성 몸체는 몸의 부피에 비해 적은 표면적을 가지기 때문에 과열에 상당히 취약해진다. (그래서 최근에는 거대항온성(gigantothermy)이 빛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소형공룡류의 체온체계를 설명해주지 못했다.)

 현재로써는 공룡이 조류나 포유류처럼 에너지 비율이 높은 내온성이었음을 증명하기에는 아직 증거가 불충분하다. 하지만 이들의 신체조건들을 보면 분명히 활동적인 동물이었음은 확실하다. 그럼 공룡의 체온체계에 대해 또 다른 의견은 없을까? 2009년, 유타대학(University of Utah)의 스콧 샘슨(Scott Sampson) 박사는 자신의 저서 『공룡 오디세어(Dinosaur Odyssey)』를 통해 새로운 가설을 소개했는데, 이는 다음 게시물을 통해 소개를 하겠다.


참고문헌

Martin, A. J. 2006. Introduction to the study of Dinosaurs (2nd edition). Blackwell Publishing. p. 560.

Sampson, S. D. 2009. Dinosaur Odyssey: Fossil Threads in the Web of Life.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p.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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