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1일 목요일

甲이다! (거북의 甲 관련 한글 용어의 검토)


Fig. 1. 거북의 등갑구조. (A) 배갑(carapace)의 내부골판과 각질판,
(B) 복갑(plastron)의 내부골판과 각질판. ⓒ Jin-Young Park

 요즘 학회에 제출할 리뷰 글들을 작업하는데, 용어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 특히 생물 해부학 용어의 경우, 원어 그대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글식 표현을 선호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다. 그래도 중국과 일본식 표현을 참고하면서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나가는 재미도 없잖아 있다. 하지만 한글로 해석된 용어가 있어도 제대로 된 정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혼돈스러운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거북의 甲이다. 아래는 거북의 甲을 이르는 우리나라 말들이다(Lee and Park, 2012).

  1. 등갑, 갑 : 등 딱지, 또는 갑 전체를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
  2. 등갑(한글 등 + 한자 甲) : 갑 전체, 또는 등 딱지를 의미.
  3. : 껍질 전체를 의미.
  4. 등껍질 : 보통은 껍질 전체를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
  5. 배갑(한글 배 + 한자 甲) : 배딱지를 의미.
  6. 배갑(한자 背 + 한자 甲) : 등딱지를 의미.
  7. 복갑(한자 腹 + 한자 甲) : 배딱지를 의미.

 복잡하다. 이러한 용어 혼란은 한글로 쓰여지거나 번역된 전문서적에서도 나타난다. 이러한 혼란을 없애기 위해 필자는 다음과 같이 거북 甲에 대한 용어를 정리한다.

  1. Shell (껍질 전체) : 등갑(한글 등 + 한자 甲)  갑피(한자 甲 + 한자 皮)
  2. Carapace (등딱지) : 배갑(한자 背 + 한자 甲)
  3. Plastron (배딱지) : 복갑(한자 腹 + 한자 甲)
※ Shell을 '등갑(-甲)'보다는 '갑피(甲皮)'로 표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신 이항재 연구원님(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질박물관)과 안영록 학생에게 감사드립니다.
 거북류의 등갑 갑피는 외부의 단단한 케라틴(keratin)질 각질판(scute)과 척추, 늑골(rib), 그리고 일부 복늑골(gastralia) 요소들이 융합되어 형성된 내부 골판(bone plates)으로 구성된다. 부위별 각질판 용어는 아래와 같이 정리되며, 놀랍게도 서적마다 통일성을 가진다.

[배    갑(Carapace)]
  1. Cervical scute : 정(頂)갑판
  2. Vertabral scute : 추(推)갑판
  3. Pleural scute : 늑(肋)갑판
  4. Marginal scute : 연(緣)갑판
[복    갑(Plastron)]
  1. Gular scute : 후(喉)갑판(extragular scute : 추가후갑판)
  2. Humeral scute : 견(肩)갑판
  3. Pectoral scute : 흉(胸)갑판
  4. Abdominal scute : 복(腹)갑판
  5. Femoral scute : 고(股)갑판
  6. Anal scute : 항(肛)갑판
 문제는 내부 골판인데, 필자는 각 내부 골판에 대한 한글용어를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내부 골판에 대한 용어를 정리한다.
 
[배    갑(Carapace)]
  1. Nuchal plate : 후경부판(後頸部板)
  2. Neural plate : 신경판(神經板)
  3. Suprapygal plate : 전둔부판(前臀部板)
  4. Pygal plate : 둔부판(臀部板)
  5. Costal plate : 늑골판(肋骨板)
  6. Peripheral plate : 측판(側板)
[복    갑(Plastron)]
  1. Epiplastron : 상복갑(上腹甲)
  2. Entoplastron : 내복갑(內腹甲)
  3. Hyoplastron : 설복갑(舌腹甲)
  4. Hypoplastron : 설하복갑(舌下腹甲)
  5. Xiphiplastron : 검상복갑(劍狀腹甲)
  6. Mesoplastron : 중복갑(中腹甲)
 정리된 용어들을 보니 뿌듯하긴 하다. 이번 학회지 리뷰 글에서는 위와 같이 정리된 용어들을 사용했다. 하지만 과연 다른 학자분들께서 이 표현을 그대로 사용해 주실지는.. 글쎄.. 필자는 별 기대를 하지 않는다.





[참고문헌]

Lee, T. W. and Park, S. J. 2012. Turtles: looking low and walking slow. Simile Books. Seodaemun-gu, South Korea, 478 p. (in Korean).

댓글 7개:

  1. 나는 갑이라는 글자가 뒤에 붙은게 왠지 멋진 표현같아!!!
    그런데 말이야, 순 한글로도 만들어볼 생각은 없어?
    '어깨껍질' 이런것처럼?
    색다른 느낌이 나올것 같아서 제안해봤어!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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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형님 말씀처럼 순 한글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ㅎ 오히려 한자보다는 순수 한글을 이용하는게 의사소통과 이해를 돕는데 좋을 것 같습니다ㅋ 하지만 이 모든걸 혼자서 만들기엔 힘들 것 같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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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요즘 보면 한자용어보단 한글용어를 많이 쓸려고 하더라구요 ㅎ 저도 한글 이름으로 적는거 좋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공룡 해부학 만들었을때 근육관련도 한글작업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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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만약 해부학 용어 한글화 작업을 하게된다면 많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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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배갑, 복갑... 전에는 헛갈렸다지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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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금있으면 30대인데.. 아직도 한글공부합니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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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혹시 '인갑'이라고 하면 어디를 지칭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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