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일 금요일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안다? : 배설물을 물어버린 상어, 그 진실은?

Fig. 1. 체서피크층군(Chesapeake Group)에서 발견된 분화석(coprolite).
이빨 인상 자국이 보존되어 있다. ⓒ Calvert Marine Museum

 살다살다 별의별 화석이 다 나온다. 미국 메릴랜드주(Maryland), 체서피크층군(Chesapeake Group)에서 악어의 것으로 추정되는 두 개의 분화석(coprolite)이 보고되었다. 놀라운 것은 이 두 분화석에 이빨 인상 자국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배설물을 물어버리다니.. 누가 이런 엽기적인 짓을 했단말인가?

Fig. 2. 상어 이빨 인상 자국이 보존된 분화석 표본 CMM-V-2244(좌), CMM-V-3245(우).
우측 표본(CMM-V-3245)에는 이빨이 배설물을 관통한 자국들이 숫자로 표시되어 있다.
(From Godfrey and Smith, 2010) 

 Godfrey and Smith (2010)는 이빨 인상 자국의 실리콘 캐스트(cast)를 제작했는데, 그 형태가 뱀상어(Galeocerdo cuvier)의 이빨형과 매우 유사하다고 보고했다. 아마도 뱀상어와 유사한 종류이거나, 뱀상어의 선조격되는 종류의 범행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상어는 왜 배설물을 물어버린 것인가? Godfrey and Smith (2010)는 이에 대해 3 가지 가설을 제시했다. 

  1. 상어는 배설물을 먹을려고 시도했다.
  2. 상어는 배설물이 먹을 수 있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물었다.
  3. 먹이감을 공격하거나 먹는 과정에서 먹이감의 배에 들어있던 배설물까지 물어버렸다(Fig. 3).

Fig. 3. 수면의 악어를 공격하는 상어. 상어는 먹이감의 복부를 공격하면서
복부 내부의 배설물까지 물었을 가능성이 있다. (From Godfrey and Smith, 2010) 

 저자들은 세번째 가설을 지지하는데, 이빨 인상 자국이 분화석의 한쪽 면에만 남아있다는 점, 그리고 인상의 깊이가 얕다 점을 지적했다. 수면에 위치한 먹이감의 복부를 먼저 공격하는 현재 상어들의 습성을 생각해보면 저자들의 의견에는 일리가 있다. 그동안 공격 또는 섭식으로 인해 남겨진 상어의 이빨 인상 자국은 다양한 뼈화석 기록에서 보고되어왔지만(e.g., Bianucci et al., 2010; Kallal et al., 2010), 배설물에 기록된 상어의 습성은 이것이 처음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도 필자는 가설 1, 2의 상황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진지하게 생각한다. 필자의 집에는 10년 넘게 키운 거북이가 있는데, 그 녀석은 심심할때 자신의 배설물을 씹어보기도 하고.. 불편한 진실이긴 하지만, 간혹 먹기도 한다. 거북도 그러는데 상어라고 하지 말란 법은 없는 것 같다. 우리집 거북이를 매번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만.. 똥인지 된장인지는 역시 먹어봐야 아는 것이다.



[참고문헌]

Bianucci, G., Sorce, B., Storai, T. and Landini, W. 2010. Killing in the Pliocene: shark attack on a dolphin. Italy Palaeontology. 53 (2): 457-470.

Kallal, R. J., Godfrey, S. J. and Ortner, D. J. 2010. Bone reactions on a pliocene cetacean rib indicate short-term survival of predation event. International Journal of Osteoarchaeology. 22 (3): 253-260.

Godfrey, S. and Smith, J. 2010. Shark-bitten vertebrate coprolites from the Miocene of Maryland. Naturwissenschaften. 97 (5): 461-467.






댓글 5개:

  1. 전 2번이라 생각했는데 3번은 의외네요ㅎ
    (거부기가 똥도 먹... 는군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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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자들이 드라마틱한 해석을 선호했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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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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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블로그는 댓글 수정이 안되는건가? 답글로 다시 쓴다!

      진영아, 악어류는 먹이를 물었을때 몸통비틀기를 하잖아?
      (살을 쉽게 뜯어내기위하여 였던가?)

      그런 거친 친구인 악어가 뱀상어에게 쉽게 물렸을까?
      이빨자국이 너무 깔끔하게 남아서 궁금하네
      신기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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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logger』가 편한점도 있지만.. 글이나 댓글 수정은 불편한 것 같습니다^^;

      상어의 이빨은 얇고 톱니구조가 발달해 있어서 고기를 깔끔하게 썰어버립니다. 악어에게는 몸을 보호하는 단단한 피부골편이 있긴 있지만.. 배는 그저 질긴 피부로만 덮혀있습니다.

      저자들의 생각처럼 만약 3번째 해석이 맞다면..
      상어의 목표가 된 악어가 작은 개체였거나.. 아니면 이미 다른 동물의 공격에 의해 악어의 장기가 튀어나온 상태에서 뱀상어가 물어버린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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