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g. 1. 2005년 2월호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표지를 장식한 "고질라" 다코사우루스 안디니엔시스(Dakosaurus andiniensis). 메트리오린쿠스류가 표지모델이 되는 것은 정말 흔치 않은 일이다. 별명 덕을 많이 본 케이스라 할 수 있겠다. |
『고생물학 속 고질라』, 이번에 소개할 화석생물종은 다코사우루스 안디니엔시스(Dakosaurus andiniensis)이다. 비록 다코사우루스(Dakosaurus)속의 모식종(type species)은 아니지만, 모식종인 다코사우루스 막시무스(Dakosaurus maximus)보다 더 유명한 이유는 아마도 "고질라(Godzilla)"라는 D. 안디니엔스의 별명 때문일 것이다.
Fig. 2. 다코사우루스 안디니엔시스(Dakosaurus andiniensis)의 두개골. ⓒ 내셔널 지오그래픽 |
'안데스의 무는 도마뱀'이란 뜻을 가진 다코사우루스 안디니엔시스는 1987년, 아르헨티나에서 처음 발견되었지만, 1996년이 되서야 제대로 된 학명을 부여받을 수 있었다. D. 안디니엔시스는 '고질라'급의 외모를 가졌지만, 사실 해양악어무리인 메트리오린쿠스류(Metriorhynchidae)에 속한다.
Fig. 3. 해양 중악어류(mesosuchia)의 골격도. (a) 텔레오사우루스(Teleosaurus), (b) 메트리오린쿠스(Metriorhynchus), (c) 게오사우루스(Geosaurus). (From Carroll, 1988) |
메트리오린쿠스류는 수상생활에 완벽하게 체재를 변화시킨 악어류로써, 관모양(tubular-shape)의 두개골, 노형(paddle-shape)의 사지, 그리고 하미형 꼬리(hypocercal, 미추가 휘어져 하부를 이루고, 상부는 연부조직으로 이루어진 꼬리구조)를 가진다(Fig. 3). 이들은 다른 악어류와는 달리 등면을 덮는 골편(scute)이 전혀 발달하지 않았는데, 이는 유선형 체재 진화의 결과물로 해석된다(Carroll, 1988).
Fig. 4. 다코사우루스 안디니엔시스(Dakosaurus andiniensis)의 두개골 복원도. 고질라의 미소를 보는 듯 하다. (From Young et al., 2012) |
다코사우루스는 다른 메트리오린쿠스류와는 차이를 보이는데, 바로 두개골과 이빨의 형태이다. 헤엄치는 물고기를 붙잡기에 알맞은 긴 주둥이와 꼬깔형 이빨을 가진 다른 메트리오린쿠스류와는 달리, 다코사우루스는 짧고 높은 두개골과 톱날구조가 발달한 휘어진 이빨을 가진다(Fig. 4).
Fig. 5. 작은 익룡을 잡기 위해 수면 위로 튀어오르는 다코사우루스(Dakosaurus). ⓒ 내셔널 지오그래픽 |
왜 다코사우루스만 다른 형태의 두개골과 이빨을 가졌을까? 다른 친척들과는 다른 섭식행위를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메트리오린쿠스류는 큰 부력을 가진 다공성(porous) 두개골과 순간 가속을 이용해 수면에서 먹잇감을 잡는 흉상어류(Carcharhiniformes)의 것과 유사한 꼬리를 가진다(Hua and Buffetaut, 1997). 아마도 다코사우루스는 꼬리를 이용해 수면 위로 튀어올라 먹이감을 물속으로 끌어당겼을 지도 모른다.『내셔널 지오그래픽지』의 표지처럼(Fig. 5), 다코사우루스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익룡을 전문으로 사냥하는 동물은 아니였을까? 필자가 만약 잡지표지 속 익룡이였다면.. 다코사우루스는 마치 고질라처럼 보였을 것이다.
Fig. 6. 다코사우루스 안디니엔시스(Dakosaurus andiniensis)의 두개골과 이 화석생물종을 명명한 라플라타 국립대학교(Universidad Nacional de La Plata)의 고생물학자, 술마 가스파리니(Zulma Gasparini) 박사님. ⓒ 내셔널 지오그래픽 |
사실, 다코사우루스가 유명해지게 된 것은 별명 덕이 크다. 하지만 물밖으로 튀어오르는 다코사우루스를 묘사하는데 가장 좋은 별명은 "고질라" 뿐인 것 같다.
[참고문헌]
Carroll, R. L. 1988. Vertebrate Paleontology and Evolution. W. H. Freeman and Company. USA. p. 698.
Hua, S. and Buffetaut, E. 1997. Part V: Crocodylia, Introduction; pp. 357-374 in Callaway, J. and Massare, J. (eds) Ancient Marine Reptiles. London: Academic Press.
Young, M. T., Brusatte, S. L., de Andrade, M. B., Desojo, J. B., Beatty, B. L., Steel, L., Fernández, M. S., Sakamoto, M., Ruiz-Omeñaca, J. I. and Schoch, R. R. 2012. The cranial osteology and feeding ecology of the metriorhynchid crocodylomorph genera Dakosaurus and Plesiosuchus from the Late Jurassic of Europe. PLoS ONE 7(9): e44985. doi:10.1371/journal.pone.0044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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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삭제근사한 블로그예요, 매번 글 잘보고 있답니다.
삭제궁금한게 고지라사우루스도 고지라와 관련이(조금이라도) 있나 싶어 여쭈기에 댓글 달아보는데요,
혹시 있다면 포스팅 계획이 있으심에도..??
김상진님, 감사합니다^^
삭제적어주신데로 고지라사우루스(Gojirasaurus) 또한 고질라와 연관이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앞서 게시한 고드질루스(Godzillus)와 다코사우루스(Dakosaurus)보다도 훨씬 고질라와 연관성이 있는 화석생물종이다보니.. 마지막까지 아끼고 있었습니다^^;ㅎ
고지라사우루스를 명명하신 덴버자연사박물관의 케네스 카펜터 박사님께 논문에 대한 메일을 보내 놓은 상태입니다. 답장이 오는 데로 화석사진과 함께 올리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ㅎ
갑자기 특급포식자인 범고래가 떠올랐어,
답글삭제순간적인 점프로 수면 위를 지나가는 갈매기를 잡는 모습이
다코사우루스와 오버랩된다!
별명 참 잘붙었네,ㅋㅋ
등면에 가시도 발달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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