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후쿠이현 국제아시아공룡심포지엄 (PART1)』바로가기
심포지엄 둘째날(2014년 3월 22일), 충남대 한상영 선생님과 함께 심포지엄 장소로 향했다. 필자와 한상영 선생님이 묶었던 숙소는 심포지엄 행사장인 후쿠이현립대학과 거리상 상당히 멀었다. 하지만 대학측에서 운영한 셔툴버스 덕분에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여느 심포지엄 행사처럼 오전부터 바로 발표가 진행되었다.
Fig. 1. 저장자연사박물관의 웬지에 젱(Wenjie Zheng) 연구원과 함께. 필자는 젱 연구원을 2012년 전라남도 광주시에서 열린 세계중생대육성생태학회 (Symposium on Mesozoic Terrestrial Ecosystems, Korea 2012)에서 처음 만났다. |
국제 심포지엄 행사장은 처음 뵙는 학자분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주지만, 과거에 뵈었던 학자분들을 오랜만에 다시 뵐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필자는 오랜만에 저장자연사박물관(Zhejiang Museum of Natural History)의 웬지에 젱(Wenjie Zheng) 연구원을 만날 수 있었다(Fig. 1). 젱 연구원은 저장성(浙江省)의 안킬로사우루스류(Ankylosauridae)와 이구아노돈류(Iguanodontia)를 연구한다. 2012년 8월, 전라남도 광주시에서 개최되었던 세계중생대육성생태심포지엄(Symposium on Mesozoic Terrestrial Ecosystems, Korea 2012)에서 그를 처음 만났으며, 그때의 만남을 계기로 필자는 구하기 힘든 중국문헌들을 그를 통해 구하고 있다. 필자보다 나이가 많은 형님이지만, 필자의 높은 액면가 때문일까... 동갑처럼 보인다(Fig.1).
Fig. 2. 『국제아시아공룡심포지엄』행사장 앞에서 찍은 사진. (좌에서 우로) 충남대 한상영 선생님, 벨기에왕립자연사박물관의 파스칼 고데프로이트(Pascal Godefroit) 박사님, 그리고 필자. |
벨기에왕립자연사박물관(Royal Belgian Institute of Natural Science)의 파스칼 고데프로이트(Pascal Godefroit) 박사님 또한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오랜만에 뵐 수 있었다(Fig. 2). 고데프로이트 박사님 또한 2012년 세계중생대육성생태심포지엄을 통해 처음 뵈었다. 그후 필자는 조각류(Ornithopoda) 뒷발구조 연구를 위해 벨기에왕립자연사박물관을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박사님께서 박물관 안내와 브뤼셀(Brussels) 시내구경을 시켜주셨다. 필자에겐 동네아저씨같은 분이시다. 정말 좋으신 분이다. (박사님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아주 특별한 신조반류(Neornithischia) 공룡을 보고하셨는데, 아직 논문으로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다음에 하겠다.)
Fig. 3. 휴식시간, 박물관 홍보 코너에서 찍은 사진. (좌에서 우로) 후쿠이현 홍보 직원분, 팔레오아티스트 히로카주 토쿠가와(Hirokazu Tokugawa) 선생님, 필자, 그리고 충남대 한상영 선생님. |
발표 세션 중간에는 20분 휴식시간이 존재한다. 휴식시간은 다른 학자분들과 발표에 대한 대화, 그리고 정보 교환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시간이다. 단순히 커피나 마시고 화장실에 가는 시간이 아니다. 필자는 휴식시간을 이용해 그동안 SNS를 통해 알고 지내온 팔레오아티스트(paleoartist) 히로카주 토쿠가와(Hirokazu Tokugawa)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Fig. 3). 토쿠가와 선생님은 고생물 모형제작으로 아주 유명하신데, 선생님의 웹사이트(http://www.ne.jp/asahi/fragi/ragi/)와 블로그(http://a-fragi.blogspot.kr)를 통해 선생님의 최근 작품들을 구경할 수가 있다. 언급된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선생님의 모형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을 직접 보고 제작한 것과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매우 섬세하게 제작되었다. (정말로 스고이(すごい)!) 필자가 존경하는 팔레오아티스트 분들 중 한분이다.
Fig. 4. 휴식시간 중, 화장실 가시는 수 싱(Xu Xing) 박사님을 붙잡고 사진을 찍었다. (좌에서 우로) 충남대 한상영 선생님, 베이징고생물고인류연구소 수 싱 박사님, 그리고 필자. |
베이징고생물고인류연구소(Institute of Vertebrate Paleontology and Paleoanthropology)의 수 싱(Xu Xing) 박사님도 정말 오랜만에 뵐 수 있었다. 2년만에 뵙는 것이였지만, 다행히 필자를 기억하고 계셨다. (셰셰(谢谢).) 기회있으면 연구소로 놀러오라고는 하셨지만, 놀러가기 위해서는 비행기표가 필요할 정도의 거리이다보니, 먼 미래에나 가능할 듯 싶다.
Fig. 5. 몽골과학원 고생물센터의 카쉬그자브 작토바타르(Khishigjaw Tsogtbaatar) 박사님과의 한컷. 요즘들어 한국에서 자주 뵙는 것 같다. |
작년 12월, 화성국제공룡탐사심포지엄(Hwaseong International Dinosaurs Expedition Symposium)에서도 뵈었던 몽골과학원(Mongolian Academy of Sciences)의 카쉬그자브 작토바타르(Khishigjaw Tsogtbaatar) 박사님을 다시 뵐 수 있었다(Fig. 5). 요즘들어 너무 자주 뵙는 것 같다. 박사님은 작톡하층(Djadokhta Formation)에서 새롭게 발견된 하드로사우루스형류(Hadrosauroid)에 대해 발표하셨는데, 필자는 운 좋게도 심포지엄이 끝나고 나고야과학박물관(Nagoya Science Museum)의 몽골공룡특별전에서 그 화석표본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었다.
Fig. 6. 오사카자연사박물관의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 전문가, 쇼지 하야시(Shoji Hayashi) 박사님과의 한컷. 직접 뵐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
오사카자연사박물관(Osaka Museum of Natural History)의 쇼지 하야시(Shoji Hayashi) 박사님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 처음 뵈었다(Fig. 6). 물론 이전에는 논문을 통해서만 박사님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필자가 부러워하는 학자분들 중 한분이다. 그 이유는 하야시 박사님이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를 연구하시기 때문. 필자와 친한 사람이라면,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공룡이 스테고사우루스임을 알고 있을 것이다. 스테고사우루스를 연구하는 것은 필자의 소원이지만, 우리나라에는 그 어떤 스테고사우루스류(Stegosauria)의 흔적도 나오지 않기 때문에 그 소원은 쉽게 이루지 않고 있다. 일본 또한 우리나라와 상황이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의 것이 없으면 남의 것을 연구하면 되는 법. 하야시 박사님의 경우, 해외의 화석표본들을 가지고 연구를 하신다. 부러워도 너무 부럽다.
Fig. 7. 14번 패널에 붙여져있는 필자의 발표포스터. 아쉽게도 옆 패널의 발표자분은 오시지 않았다. (사진제공 : ISADF2014) |
구두발표 세션이 모두 끝나고, 포스터발표 세션이 시작되었다. 필자는 포스터발표를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학자분들이 관심을 가져줘서 고마웠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최초의 도마뱀화석에 대해 발표했는데, 나중에 공식적인 보고가 이루어지면 블로그를 통해 자세히 소개를 하겠다. 필자의 옆 패널은 군마공룡박물관(Gunma Dinosaur Museum)의 나오키 이케가미(Naoki Ikegami) 연구원의 자리였다. 하지만 박물관 이사문제 때문에 아쉽게도 심포지엄에 참석하지 못했다.
Fig. 8. 발표포스터에 대해 나름 열심히 설명하는 필자와 진지하게 들어주시는 토야마대학의 켄지 카시와기(Kenji Kashiwagi) 교수님. 필자는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열심히 설명을 했다. (사진제공 : ISADF2014) |
이번 국제아시아공룡심포지엄에는 척추고생물학자들만 참여한 것이 아니다. 필자는 백악기 방산충(Radiolaria) 전문가이신 토야마대학(University of Toyama)의 켄지 카시와기(Kenji Kashiwagi) 교수님을 심포지엄에서 뵐 수 있었다(Fig. 8). 방산충과 같은 미화석은 과거의 환경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화석증거자료로 쓰인다. 필자는 카시와기 교수님을 IGCP608(International Geoscience Programme Project 608) 국제심포지엄에서 처음 뵈었는데, 이번 공룡심포지엄에서 다시 뵙게되어 너무나 반가웠다. (필자는 IGCP608 심포지엄 참석 중에 심한 배탈이 났었는데, 카시와기 교수님께서 주신 일본전통약을 먹고 완쾌한 적이 있다. 생명의 은인이시다.)
Fig. 10. 웃으며 필자를 반기는 각종 해산물. 팔자는 정말로 혀위에서 회가 녹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왔다. |
첫날과 마찬가지로, 모든 발표세션이 끝나고 파티가 있었다. 기모노 입은 누나들의 춤 공연이 있었는데, 넋을 놓고 봤다(Fig. 9). 공연이 끝나고, 온갖 종류의 생선회와 육류가 필자를 반겼다(Fig. 10). 특히 와사비가 맛있었는데, 직접 갈아서 만든 것이다보니 한국의 짜먹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필자는 와사비가 혀위에서 놀도록 놔두었다.
이로써, 심포지엄의 일정은 모두 끝이 났다. 다른 학자분들과 헤어지게 되어 많이 아쉬웠지만, 가장 큰 아쉬움은 와사비와의 이별이였다. 와사비 때문이라도 다시 올 것이다. 정말이다.
『2014년 후쿠이현 국제아시아공룡심포지엄』끝.